자발적 순종의 기쁨 2005-12-15

“…… 좀 해라”고 다그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공부 좀 해라”는 말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 좀 해라”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듣고 자란 자녀는 청소년 시기 즈음 되면 부모의 잔소리에 귀를 닫고, 공부에 대해 거부 반응이 생기기 쉽습니다. 공부에 대한 동기 부여 없이 무조건 강압적으로 다그치면, 억지로 책상 앞에는 앉아 있더라도 내용이 전혀 머릿속에 들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옳고 좋은 것이라도 남에게 강요하여 시키는 것은 눈앞에서만 억지로 하는 최소한의 결과만을 낼 뿐입니다. “해라” 해서 하는 일은 시간이 흐를수록 부담감과 억눌린 감정으로 인해 지쳐 버리게 만듭니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하는 일은 즐겁고 기쁘게 하여서 힘든 일이라도 피곤해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하나님은 사람에게 자유의 의지를 주셨습니다. 자발적으로 하나님께 순종하고 섬기도록 자유를 주신 겁니다. 그런데 사람은 이 자유 의지를 남용하여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배신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락한 인간을 위해 독생자를 희생하시기까지 구원의 길을 열어 주셨지만, 이 또한 우리에게 강요하지 않으시고 자발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영접하도록 기다리십니다. 만일 구원이 강압적이고 강제성을 띤다면 하나님과의 진정한 인격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강요하지 않고 오래 참아주시는데, 정작 우리는 하나님께 지나친 강요를 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우리가 하고 있는 기도를 돌아보면 주님의 은혜에 근거하여 겸손하게 간청하는 태도가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강요하고 생떼를 쓰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님이 그것에 응답해 주시는 것이 마땅하고 당연하다는 듯이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린 아이의 떼를 쓰는 어리광일 뿐입니다. 물론 이런 유치한 기도에도 참 좋으신 하나님은 응답해 주십니다. 기도는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관계를 맺고 교제하는 대화입니다. 기도는 아버지이신 하나님께서 이끌어 가시는 것이지, 우리가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닙니다. 기도는 우리 안에서 성령님이 활동하셔서 생겨나는 결과입니다. 성령님이 우리 안에서 기도하시고, 그래서 우리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 기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뜻에 우리의 뜻을 맞추어 나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생명력을 갖고 건전해지기 위해서는 하나님께 마음을 열고 자신의 감정이나 체험을 포장하지 않고, 자유롭게 있는 그대로 모두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우리 자신을 자발적으로 맡기면 맡길수록, 하나님의 선한 뜻도 더 완전하게 성취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일에 자발적인 의지로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면 가족간이나 이웃과의 관계에서도 강요하지 않고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인격적이고 자발적인 관계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