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 계절에 2006-05-15

계절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봄이 올해도 소리 없이 왔습니다. 개나리, 분홍 진달래, 하얀 목련과 벚꽃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얼어붙었던 땅에서 생명의 기운이 솟아나고 역동하는 봄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듯 해 기분 좋습니다. 봄은 죽었던 것 같이 보이던 가지에서 새싹이 움트고 화사한 꽃으로 단장하게 하는 생명의 힘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그런 봄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황사로 인해 바뀌게 되는 것은 아닐까 조바심이 납니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밝아야 할 봄이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로 인해 잿빛으로 뿌옇게 뒤덮였습니다. 더구나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공기가 탁합니다. 창문을 닫아도 안으로 들어와 누렇게 쌓인 미세먼지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합니다. 황사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태평양을 건너 미국까지 간다는 뉴스를 보고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자연 환경문제로 그렇게 민감하던 사람들이 왜 정작 이렇게 심각한 문제에는 무딘지 궁금합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계절이 이렇게 된 것에 마음이 상합니다. 며칠 전에 청명하고 맑은 하늘을 보며 행복했습니다. 봄비가 내려 황사를 씻어내었고 바람이 불어 탁한 공기를 몰아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처럼 신선한 봄다운 날씨와 맑은 하늘이 된 것입니다. 늘 이래야 하는데……라는 생각에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봄을 어떻게 다시 찾을 수 있을까하는 간절한 마음이 생깁니다. 인생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있습니다. 지금 한참 자라고 있는 청소년기인 우리 아이들이 맞이하고 있는 봄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보니 황사로 인해 답답한 우리의 상황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한창 어린아이답게 놀며 밝게 자라가야 할 아이들이 황사와 같은 교육 시스템에 눌려 잿빛같이 어둡게 보인다고 하면 심한 말일까요? 더구나 자주 바뀌는 교육 정책이 우리 아이들의 얼굴을 더 어둡게 만들기도 합니다. 최근 인터넷에 고등학교 학생이 올린 ‘죽음의 트라이앵글(내신, 수능, 논술)-누가 우리를 미치게 만드는가’라는 동영상이 학생들의 가슴속에 있는 절규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도대체 우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친구를 짓밟고 적으로 삼는 것이 창의적 인재입니까?”라는 고등학생들의 질문이 답답하지만 대안이 없는 황사처럼 우리의 가슴을 우울하게 만듭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의 얼굴에 환하고 해맑은 미소를 찾아줄 수 있을까요? 봄비와 바람이 황사를 씻어내 가듯이 성령의 바람이 아이들을 짓누르는 무거운 마음를 씻어 버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롬 8:31-32)고 말씀하시며, 성령 하나님이 우리의 연약함을 도와주신다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한 상황에서도 이 약속의 말씀을 신뢰하며 하나님께 도움을 구한다면, 아이들의 얼굴에는 꽃과 같이 화사한 미소가 활짝 피어날 것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를 도우신다는 사실이 막연한 희망이 아닌 참된 소망을 갖게 해 주실 것입니다. 봄 새싹 같은 아이들의 심령이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가득 채워져서, 봄비와 바람으로 깨끗하고 맑아진 하늘과 같은 인생의 봄을 맞이하기를 소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