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의 ‘참’ 주인공 2007-03-13

명절 증후군은 며느리뿐만 아니라 고향의 나이 드신 부모님들까지도 심각하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조용했던 평상시와는 다르게 가족들이 북적거리다가 각각 모두 돌아가면 다시 적막한 집을 지키는 것이 더욱 외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명절에는 대가족이 모이는 집이나 모일 가족이 없이 쓸쓸히 지내는 사람이나 예외 없이 누구나 몸살을 합니다. 또 3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민족 대이동을 하느라 교통이 마비되어 열 시간씩 길에서 갇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나 음식을 준비하고 만드느라 심신이 지쳐버린 아내들에게 명절은 즐거움보다는 스트레스를 주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족들이 함께 사랑과 관심을 나누어야 하는 명절의 본 정신은 사라지고 의무와 형식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피곤해지다보면 오히려 상처를 주고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국에서도 춘절이라는 큰 명절이 있어 고향을 가기 위해 민족 대이동을 한다지만 우리나라만큼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는 나라는 세계에 유래가 없을 것입니다. 중국은 수십 년의 공산화로 인해 대가족이 해체되었고 우리나라는 민족전쟁이라는 비극을 통해 피붙이에 대한 집착이 더욱 강해지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과거에는 보릿고개와 같은 가난을 함께 견디며 가족들이 더욱 밀착되었습니다. 그런데 짧은 기간에 급격하게 빠른 경제 성장을 하는 동안 가정이 해체되거나 가치관이 혼란해지는 변화를 맞이하면서 명절은 마지막 남은 대가족 모임의 기간이 되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명절의 대가족 모임은 아름다운 전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임의 정신이 왜곡되고 음식 차리는 일이 주된 목적이 되어 어머니나 며느리들에게만 희생과 수고가 요구된다면 명절은 부담스러운 기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조상의 제사를 드리는 유교의 문화로 인해 명절의 의미는 더 퇴색되어 버렸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제사를 집안 문중의 가장 중요한 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형식과 전통에 따른 제사보다는 조상의 정신을 기념하며 살리는 것이 더 올바른 자세입니다. 구약의 성경에서도 조상을 중요시 여기며 조상의 이름을 언급합니다. 그럼에도 제사는 잘못된 미신에서 온 전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상에게 드리는 것이 아니라 귀신에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흔히 조상의 혼이 이 세상에서 떠돌다가 제사의 음식을 먹는다고 믿는데 그것은 잘못된 믿음입니다. 사람의 영혼은 죽을 때 몸을 떠나 모두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섭니다. 사람의 영혼이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제사는 귀신을 불러들이는 의식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종부는 수십 년을 제사 음식을 준비하고 철저하게 차려왔다는데 한평생을 누구를 위하여 그 고생을 했는가를 묻고 싶습니다. 명절에 제사가 중심이 되어버려서 정작 주인공이 되어야 할 가족들은 제사를 섬기는 들러리가 된 셈입니다. 후손들이 복을 받기 위해 제사를 드린다고 하지만 제사가 과연 복을 가져다줄까요? 복의 근원은 하나님이십니다. 모든 복과 각양 좋은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옵니다. 어떻게 하면 명절이 심신이 피곤한 기간이 되지 않고 모든 가족들이 주인공이 되어서 즐거이 기다리는 날이 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을 경외하며, 선대에 감사를 표현하며, 서로를 배려하여 소중하게 여기면서 함께 일을 나누어 분담할 때 명절이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명절에 주부들이 많은 일로 심신이 지쳐버리면 결국에는 가족 모두가 그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게 됩니다. 또한 가족들이 함께 음식을 먹고 노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명절일수록 더 외롭고 쓸쓸해지는 이웃을 돌아보아 섬기는 기회가 된다면 더 말할 나위 없이 값지고 귀한 명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